시(詩)는 ‘절(寺)의 말씀(言)이다.
선시(禪詩)는 고승들이 언어로 벼리고 벼린 깨달음이자 가르침이다.
고려 말 나옹선사가 썼다는 선시(禪詩) ‘청산은 나를 보고’를 적어본다.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하네
사랑도 벗어놓고 미움도 벗어놓고
물처럼 바람처럼 살다가 가라하네
세월은 나를 보고 덧없다 하지 않고
우주는 나를 보고 곳없다 하지 않네
번뇌도 벗어놓고 욕심도 벗어놓고
강같이 구름같이 말없이 가라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