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현님 힘 내시길..추억에서(3) / 박재삼진주 장터 생어물전에는바다밑이 깔리는 해 다 진 어스름을,울엄매의 장사 끝에 남은 고기 몇 마리의빛 발하는 눈깔들이 속절없이은전만큼 손 안 닿는 한이던가울엄매야 울엄매.별밭은 또 그리 멀리우리 오누이의 머리 맞댄 골방 안 되어손 시리게 떨던가 손 시리게 떨던가.진주 남강 맑다 해도오명 가명신새벽이나 밤빛에 보는 것을,울엄매의 마음은 어떠했을꼬.달빛 받은 옹기전의 옹기들 같이말없이 글썽이고 반짝이던 것인가.세월 / 도종환여름 오면 겨울 잊고가을 오면 여름 잊듯그렇게 살라 한다정녕 이토록 잊을 수 없는데씨앗 들면 꽃 지던 일 생각지 아니하듯살면서 조금씩 잊는 것이라 한다여름 오면 기다리던 꽃 꼭 다시 핀다는 믿음을구름은 자꾸 손 내저으며 그만두라 한다산다는 것은 조금씩 잊는 것이라 한다하루 한낮 개울가 돌처럼 부대끼다 돌아오는 길흔들리는 망초꽃 내 앞을 막아서며잊었다 흔들리다 그렇게 살라 한다흔들리다 잊었다 그렇게 살라 한다슬픈 날의 편지 / 이해인모랫벌에 박혀 있는하얀 조가비처럼내 마음속에 박혀 있는정체를 알 수 없는어떤 슬픔 하나하도 오래되어 정든 슬픔 하나는눈물로도 달랠 길 없고그대의 따뜻한 말로도위로가 되지 않습니다내가 다른 이의 슬픔 속으로깊이 들어갈 수 없듯이그들도 나의 슬픔 속으로깊이 들어올 수 없음을담담히 받아들이며지금은 그저혼자만의 슬픔 속에 머무는 것이참된 위로이며 기도입니다슬픔은 오직슬픔을 통해서만 치유된다는 믿음을언제부터 지니게 되었는지나도 잘 모르겠습니다사랑하는 이여항상 답답하시겠지만오늘도 멀찍이서 지켜보며좀 더 기다려 주십시오이유없이 거리를 두고그대를 비켜가는 듯한 나를끝까지 용서해 달라는이 터무니 없음을 용서하십시오
liquid 한 듯 전자음악이 아주 잘 어울려
몸과 마음이 촉촉하게 어떤 빛깔로 물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