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new irish tune / tol & tol

by 김윤준 posted Feb 26,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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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는 늘 떠나면서 살지

굳이 이름을 불러주지 않아도 좋아

바람이 날 데려가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새롭게 태어날 수 있어

하고 싶은 모든 말들 아껴둘 때마다
씨앗으로 영그는 소리를 듣지

너무 작게 숨어 있다고 불완전한 것은 아니야

내게도 고운 이름이 있음을
사람들은 모르지만 서운하지 않아

기다리는 법을
노래하는 법을
오래전부터 바람에게 배웠기에
기쁘게 살 뿐이야

푸름에 물든 삶이기에 잊혀지는 것은
두렵지 않아

나는 늘
떠나면서 살지

'풀꽃의 노래' - 이해인




2.

얼음 풀린 강을 끼고
앓고 난 누님을 모시고

이 두 가지를 겸하면
아리아리 저승도 가까운가.

아득한 강 건너 마을엔
복사꽃도 피어나는지

시방 잉잉거리는 벌떼소리
아지랑이 흐르고

산(山) 이마에는 눈 녹는 기척
보얗게 안개 서리고

나는 차마 손짓할 수 없다
봄이 오는 완연한 저 길을.

'봄이 오는 길' - 박재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