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ldier of love / denis quinn(asha)

by 김윤준 posted Jun 29,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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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은 때 묻었나
절반은 흙이 된 빛깔
황폐한 얼굴엔 표정이 없다.

나는 무한히 살고 싶더라
너랑 살아 보고 싶더라
살아서 죽음보다 그리운 것이 되고 싶더라

억 만 광년의 현암(玄暗)을 거쳐
나의 목숨 안에 와 닿는
한 개의 별빛

우리는 아직도 포연(砲煙)의 추억 속에서
없어진 이름들을 부르고 있다
따뜻이 체온에 젖어든 이름들

살은 자는 죽은 자를 증언하라
죽은 자는 살은 자를 고발하라
목숨의 조건은 고독하다.

바라보면 멀리도 왔다마는
나의 뒤 저편으로
어쩌면 신명나게 바람은 불고 있다.

어느 하 많은 시공(時空)이 지나
모양할 수 없이 지워질 숨자리에
나의 백조는 살아서 돌아오라.

목숨 / 신동집(申瞳集, 1924 - 2003)
- 出典 : 아시아자유문학상 수상 시집 '서정의 流刑'(19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