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다리지 않아도 오고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어디 뻘밭 구석이거나썩은 물 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 판 하고,지쳐 나자빠져 있다가다급한 사연 듣고 달려간 바람이흔들어 깨우면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너를 보면 눈부셔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나는 아무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가까스로 두 팔을 벌려 껴안아 보는너, 먼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봄 / 이성부2.방울방울기다림의 연속이다살짝 접힌 그리움을 적시면눈물 진 자리마다파릇파릇 피어나는 여린 꿈겨울이 남긴 아쉬움들이또르르 구른다어깨를 적시며가슴 속 깊은 곳으로.봄비 / 박우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