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月이 오고 / 장석남 3월이 오고 또 저녁이 오네 열두 겹으로 사랑이 오네 물 이랑이 밀고 오는 것, 물 이랑이 이 江岸을 밀어서 내 앉은 자리를 밀어서 나를 제 어깨에 초록으로 앉히고는 밀어서 가는데 불이 한 점이 켜지고 또 꺼지고 목련이 정수리에서부터 피어 내려오는데 처음의 서늘한 입맞춤이 조금씩 더워지고 더워지고 3월이 오고 꽃밭마다 꽃이 와 앉고 잎이 솟고 솟고 열두 겹 사랑이 오네 조금 더 작아져서 살아갈 일을 우리는 이마에 물들이네 초록 이마로 물들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