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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사대부고 21회 동기회 동아리
블로그21
2005.01.18 00:18

음악이 죽어버린다면

조회 수 302 추천 수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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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죽어버린다면   /    李外秀
  
            


그대여 어느 날 갑자기

음악이 죽어버린다면 얼마나 슬플까

헐벗은 가로수들

다리를 절름거리며 떠나는 도시

결별한 사랑 끝에 날이 저물고

어디로 갈까

그대 상실한 젊음 황사바람에 펄럭거릴 때

홀연히 음악이 죽어버린다면 얼마나 슬플까


생금가루 같은 햇빛 자욱하게 쏟아지는 어느 초여름

낯선 골목의 아늑한 양옥집

장미넝쿨 그림자 드리워진 담벼락에

비스듬히 어깨를 기대고

그대 진실로 그리운 사람에게 엽서를 쓸 때

예전에 못다한 말들이 되살아나서

돌아오라 돌아오라


망초꽃 수풀처럼 안타깝게 흔들리고

저 깊은 시간의 강물 가득 달빛이 부서질 때

이 세상 모든 이름들이 노래가 되고

이 세상 모든 눈물들이 노래가 되고

이 세상 모든 소망들이 노래가 된다지만

한밤중 먼 여행에서 돌아와

지친 다리를 끌며 그대 홀로

불꺼진 방으로 들어설 때

문득 가을 숲을 스쳐가는 바람소리


그대 허전한 발밑으로 우수수 빌어먹을 고독이

가랑잎처럼 떨어져 내릴 때

그래 그럴 때

온 세상 음악이 모두 죽어버린다면

얼마나 슬플까

바다도 적막하고 하늘도 적막하고

몸부림도 적막하고 통곡도 적막하고

적막한 시간속으로 부질없이

그대 허망한 인생만 떠내려 간다면

얼마나 슬플까 그대여...
  • ?
    이창걸 2005.01.18 09:01
    음악이 흐르기를 멈춘, 음악이 실종된 우리 홈피........아! 정말 dry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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