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보고 있는데 건전지가 다 됐는지 리모콘 작동이 안 된다.
건전지를 갈아 끼우려고 뚜껑을 열었다.
있던 건 쉽게 뺐는데 새걸 넣으려니까 자꾸만 손이 미끄러진다.
끙끙 거리고 있는데 마누라의 한마디..
“제대로 넣는 법이 없다니까.”
다시 이어지는 가슴 아픈 소리..
“빼는 것만 잘 하지.”
간신히 넣긴 넣었는데 + -를 바뀌어서 다시 넣어야만 했다.
그때 또 심장 떨리는 한마디..
“아무렇게나 넣기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니야.”
건전지를 바꾸었더니 리모콘이 잘 된다. 소리조절도 잘 되고..
“거 봐라. 제대로 넣고, 누르니까 소리도 잘 나잖아.”
잠시 후, 잠 자려고 TV를 끄고 방으로 들어갔다.
마누라는 아직 볼 프로그램이 더 있는지 다시 TV를 켜면서 한마디..
“꼭 혼자만 즐기고 잠든다니까! 어휴!! ”
그리고 “꼭 혼자만 즐기고 잠들면 안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