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서울사대부고 21회 동기회 동아리
블로그21
2004.09.25 14:42

별 헤는 밤 / 윤 동주

조회 수 34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별 헤는 밤 ... 윤 동주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나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게외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6 뛰는(?) 넘 위에 나는 뇬 김윤준 2004.10.01 295
215 축구광 2 김윤준 2004.10.01 349
214 대추나무에 올라가 대추를 따면서........ 2 김용민 2004.09.27 308
213 농담 이창걸 2004.09.27 277
212 웃음 3 이창걸 2004.09.26 261
» 별 헤는 밤 / 윤 동주 김윤준 2004.09.25 342
210 우리 고2때(1967년) 버라이어티 쇼 김윤준 2004.09.25 339
209 야인시대 명장면 김윤준 2004.09.25 353
208 노래 부르는 도올 김용옥 김윤준 2004.09.23 322
207 2010, 2014 주역들에게 응원을! 김윤준 2004.09.23 375
206 [re] 내 쉰 몇살은 그저..... 3 김용민 2004.09.23 266
205 그사람 21 조경현 2004.09.23 437
204 수영장에서 생긴일 김윤준 2004.09.22 295
203 어머니 무덤가에서 1 김용민 2004.09.20 278
202 당신을 사랑합니다. 4 조경현 2004.09.17 254
201 농담 이창걸 2004.09.15 249
200 친구여 잘가라 1 김윤준 2004.09.13 530
199 김홍도와 베르디의 만남 김윤준 2004.09.11 336
198 농담 1 이창걸 2004.09.11 253
197 냉면집 노처녀 히스테리 1 김윤준 2004.09.11 362
Board Pagination Prev 1 ... 115 116 117 118 119 120 121 122 123 124 ... 130 Next
/ 130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