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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사대부고 21회 동기회 동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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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여]


l.

얼마나 아름다우냐.
내 잠시 눈길로도 활짝 웃는 들꽃
저희들 끼리 머리 맞대고 사운 대는 소리
나 얼마를 더 살면
밟혀도 소리하지 않고 일어서는
저 풀들의 무심을 배우랴
외롭고 하찮은 것들도 보듬어 안으면
이웃이고 친구인 것을
구름은 구름끼리 만나 즐겁고
바람은 바람끼리 만나 흥겨운 것을
그렇지 않으냐. 친구여


ll.

여기였구나.
둥근달 담 너머 기웃거릴 때
마당 가운데 모닥불 타오르던 곳
거기 신라여관
모처럼 검정교복 벗어버리고
기타소리에 어설픈 트위스트
연 분홍빛 몸살을 앓던 곳


lll.

너였었구나.
이름 생각나지 않아 차마 머뭇거렸던
오월이면 살구 꽃 피는 고향마을 생각 난다던
바로 너였었구나.
삼 십년 넘게 접어 두어도
구겨지지 않는 기억들
닦을수록 맑아지는 거울처럼
추억은 문지를수록 영롱해 지는 것
사노라 잃어버린 세월쯤이야
추억의 아름다움에 비기겠느냐
이제, 그 때 그 노래
잊었던 노래 한 번 불러보자
노을은 다만 노을일 뿐
햇살은 눈 부시고 풀잎은 푸르다
친구여


2004.5.1 김용민










  • ?
    이창걸 2004.05.03 09:44
    잘 들어가셨나. 용민성이 식장에서 낭독한 祝詩 우리 모두의 마음을 감동시켰어. 다시한번 들었으면!!! 고마우이, 친구여~~~
  • ?
    이미자 2004.05.03 11:43
    '연 분홍빛 몸살을 않던 곳' ~! 에서 함께했던 시간의 시작을 하나로 해줬던 고마운 시 정말 감사합니다_ 제가 액자로 한 해드릴께요~ 예쁘게 꾸며서~ 선농축전때 선물할께요
  • ?
    조경현 2004.05.03 13:11
    용민아! 창걸아! 미자야!
    히~~ 반가워서 불러찡^^
  • ?
    이윤우 2004.05.04 09:15
    창걸씨의 테이블에서 들리던 "친구여"를 다함께 부르고 싶은 마음입니다
  • ?
    이은식 2004.05.04 09:41
    참 아름다운 詩... 배경 filter로 처리하여 음악과 올리려는데 filter가 잘 안먹네요. 옛집 '시의 정원'에 올려놓을께요.
  • ?
    김용민 2004.05.04 12:08
    엊그제 고마웠던 친구들, 그리고 꼬리글....아름다운 기억은 꿈속에서 오는 게 아니라 바로 내 곁에서 안개처럼 피어오르는 것이라 느끼면서......
  • ?
    이인숙 2004.05.04 16:37
    삼십년 넘게 접어 두었건만 더욱 선명해져가는 기억의 보따리들이 와르르 풀리는것 같았습니다.
    늘 멋진 시, 글 -감사- 또 감사해요 .식장에서의 글은 너무나 감동적이었어요.
  • ?
    김용민 2004.05.04 21:44
    지금 숨차게 옛집에 달려가 멘트를 매달려고 했더니 자격이 없대나 뭐래나.ㅎㅎ 암튼 고맙다/ 세상은 언제나 말없이 비탈에 서 있는 나무가 힘겹게 오르는 자의 손을 잡아 주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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