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아파트는 좀 오래되긴 했으나 동간(棟間) 거리가 넓어 좋은 산책길을 제공하고 있다. 게다가 1층 사는 사람들이 앞마당에 꽃을 가꾸기도 해 봄·여름에는 훌륭한 볼거리도 제공하고 있다.
화창했던 지난 일요일 아침은 마침 부활절 날이기도 해 가볍게 아파트 앞을 걷는데 조그만 꽃이 내 눈을 사로잡았다. 바로 할미꽃이었다. “뒷동산에 할미꽃, 꼬~부라진 할미꽃...” 예전 초등학교 시절 한번쯤은 읊조려 보았을 노래의 주인공인 할미꽃이었다. 사실 도시에서 살포시 고개를 숙인 할미꽃을 본다는 것은 예사로운 일이 아니었다. 기쁜 마음에 휴대전화로 사진 한 장 찍었더니 옆에 있던 수선화와 이름 모를 다른 봄꽃도 자신들도 찍어달라고 손짓하는 듯 했다. 내친 김에 찰칵 찰칵 세장이나 찍었다.
내 렌즈에 담긴 조그맣고 앙증맞은 봄꽃들... 우리 동문들에게 따듯한 봄소식 전한다.
보라빛인듯,자주색인듯 허리굽은 할미꽃~~
오래전 밭에 농사지으러 간 어느날
우리밭 옆 나트막한 산에 있는 무덤가에 탐스럽게도 피어있던 할미꽃~~
우리밭 여기저기 피어있는 예쁜제비꽃.
흙까지 듬뿍캐다가 예쁜 화분에 옮겨 심어 학교에 가져가
우리 반 아이들에게 보여주던 일이 생각나네요.
오늘 산에 갔더니 분홍색 진달래가 너무 예쁘게 피었습니다. 산수유도요.
온갖꽃들이 피는 봄입니다.
그래서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