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봄꽃

by 이서항 posted Mar 29,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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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사는 아파트는 좀 오래되긴 했으나 동간(棟間거리가 넓어 좋은 산책길을 제공하고 있다게다가 1층 사는 사람들이 앞마당에 꽃을 가꾸기도 해 봄·여름에는 훌륭한 볼거리도 제공하고 있다.     

    화창했던 지난 일요일 아침은 마침 부활절 날이기도 해 가볍게 아파트 앞을 걷는데 조그만 꽃이 내 눈을 사로잡았다바로 할미꽃이었다. “뒷동산에 할미꽃~부라진 할미꽃...” 예전 초등학교 시절 한번쯤은 읊조려 보았을 노래의 주인공인 할미꽃이었다사실 도시에서 살포시 고개를 숙인 할미꽃을 본다는 것은 예사로운 일이 아니었다기쁜 마음에 휴대전화로 사진 한 장 찍었더니 옆에 있던 수선화와 이름 모를 다른 봄꽃도 자신들도 찍어달라고 손짓하는 듯 했다내친 김에 찰칵 찰칵 세장이나 찍었다.     

    내 렌즈에 담긴 조그맣고 앙증맞은 봄꽃들... 우리 동문들에게 따듯한 봄소식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