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아 우리 친구들 복 많이 받기를 기원하면서
주변 잡기 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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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일하는 곳에 좋은 그림 몇 점 걸어놓고 음악도 들어가면서 일에 파묻히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로망일진데...
나의 경우 최근 방구석에 처박아 두었던 그림 하나를 새 액자에 넣어 사무실에 걸어 놓았더니 방의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내가 인도에 가기 전, 그러니까 2010년 1월쯤 어느 지인의 소개를 받아 부고 20회 선배인 고혜련 화백(고건 전 총리의
여동생이기도 하다)으로부터 겨우 물감값 밖에 해당되지 않는 약소한 금액을 주고 20호짜리 유화를 하나 받아왔는데
그동안 책장 어느 구석에 묵혀 두었다가 최근에야 비로소 액자도 새로 맞춰 사무실 벽에 걸었더니 방의 분위기가 그야말로
180도 달라진 것이다.
사실 고 화백의 개인적인 슬픈 사연(고 화백은 불행히도 재작년 암으로 별세)은 나의 마음을 안쓰럽게 하고 있지만 국전
심사위원을 지낼 정도로 본래 꽃 그림으로 이름을 떨친 고 화백의 유려한 색 감각과 붓 터치는 나의 사무실 분위기를 아주
화사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고 화백의 그림이 걸린 벽 맞은편에는 10여 년 전 네팔에서 구입한 위엄있는 히말라야 K2봉
풍경화가 걸려 있는데 고 화백의 화사한 풍물화와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다. 아름다운 그림들을 보면서(그리고 때론 음악도
들으면서) 일을 하고 있으니 나는 분명히 행복한 사람인 것 같다.....
사진1 : 고혜련 화백의 화사한 풍물화
사진2 : 네팔 국민작가가 그린 히말라야 K2봉
사진3 : 작년 4월 나의 사무실을 방문해 준 고마운 친구들(김억조, 이종원, 조석순.
김영수는 아쉽게 식사만 하고 갔다).
그러나 그런 예수님, 부처님, 노자, 장자, 주자, 고자, 왕 양명 등 고매하신 성현의 말씀이 아니라도
이 서항, 우리 동창생은 정말 행복해 보이는군....
왕 양명이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 말씀 남기라는 부탁을 받고 " 내 마음이 이렇게 밝은데(此心光明) 무슨 더 할 말이 있느냐(亦復何言)"고 했다고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