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도 강가를 걷습니다
어디론가 떠날 수 있는 곳이 있고 발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병정놀이 하듯 줄지어 서있는 나무들 사이로 끝 간 데 없이 흐르는 푸른 강물, 그
투명한 푸르름 안에 내 지나온 삶의 여정도 들어있는 것 같습니다
이따금 바람이 지워 놓고 다시 만들고 가는 강물은 엊그제 보았던 그 강물이 아니
어서 볼 때마다 낯설게 다가옵니다
저 강물처럼 내 의지와 상관없이 태어나 출발하게 된 삶의 길이지만 길목마다 생겨 나는 갈림길에서 단 하나만 선택해서 걸어가야 하는 것이 인생길 아닐지요 그동안 걸어온 길 뒤에는 선택하지 않아 버려지고 지워진 많은 길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러니 하게도 내가 선택한 길의 의미는 내가 선택하지 않아 버려진 많은 길들에 의해 만들어 진다고 합니다 후회막급 이란 말도 있지만 잘 못 선택해 생겨난 후회 보다 그 때 갈림길에서 저지르지 못해서 생긴 후회가 더 크니까 말입니다 7월, 이제 2005년도 반환점을 지나 내년으로 가는 길목에 서 있습니다 사람에겐 해 본 일보다 해 보지 않은 일이 더 많다고 합니다 지금의 삶이 지루하고 권태롭다면 이쯤에서 어디론가 떠나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여행이 꼭 산으로 바다로 가는 물리적 장소의 이동을 뜻하는 것만은 아닐 것입니다 악기연주나 요리 같은 것에 푹 빠져보는 낭만적인 여행도 좋겠고 역사책 같은 전문 서적 읽기나 아니면 목공예 같은 것도 좋겠습니다 소질이 없다는 망설임이 늘 발목을 붙들고 떠나지 못하게 하지만 한 번도 가 본 적 없는 미지의 세계와의 만남만큼 가슴을 설레는 일도 없으니까요 한 10년 쯤 뒤 긴 여행에서 돌아 왔을 때는 틀림없이 취미를 넘어 그 분야에 전문가가 되어있을 것 입니다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다시 돌아오는 것을 전제한 떠남입니다 다시 돌아 왔을 때의 나는 분명 떠나기 전의 내가 아닐 것입니다 한 꺼풀 허물 벗은 나방이처럼 돌아옴의 삶에는 설레고 낯선 일상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여행은 지금의 지루한 삶에서 탈피하기 위해 가는 것이 아니라 다시 삶으로 돌아 오기 위해 떠나는 것이란 말을 기억 하면서.... 돌배나무 김용민 사진/ 한양대앞 살곶이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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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정확하게 사진을 볼줄몰라서~~
크건 작건 끊임없이 의사결정의 갈등을 겪는 것이 인생!!
인간이 단순해서 버려진 갈림길은 금방 잊고살죠.잠간의 후회와함께~~
흐르는 강물에 비친 아련한 사물과 아스라한 푸른색의 물빛이
마음의 평화와 슬픔을 함께 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