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강가
6월, 올해도 벌써 절반을 넘어섰습니다
요즘 내 시간의 물살은 정신 차리지 못 할 만큼 빠릅니다
살다보면 가끔은 가던 방향을 버리고 그만 돌아서고 싶어지는 때가 있습니다
이제라도 갈 수만 있다면 6월의 반환점을 돌아 다시 1월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관성이란 것이 얼마나 고약한지 달음박질하다가 반환점 앞에서 바로 돌지 못하고 둥글게
원을 그려야 되돌아오게 됩니다
달리기는 몸과 의식의 에너지 이동의 문제입니다
뼈와 근육으로 이루어진 우리의 몸과 의식이 서로 혼연 일체가 되었을 때 달릴 수 있는데
몸의 신경의식이 서로 생각이 틀려져서 엇박자가 되면 다리가 후들거리고 허우적대게 됩니다
나는 왜 하루하루 달려가야 하는지 내 의식의 논리에 의하면 당장 달리기를 멈추고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데도 말입니다
강을 따라 걷다보면 강물이 흐르지 않고 휘휘 돌며 소용돌이치는 곳이 있습니다
강물이라고 모두 바다로 가고 싶은 놈들만 있겠습니까
얼떨결에 따라나선 길이 겁도 나고 후회가 되기도 하고 얼마 전 샛강에서
만나 잠깐 스치다 마음 빼앗긴 유독 새빨갛던 장미꽃이 생각나기도 하고....
오늘도 카메라를 메고 강을 따라 걷습니다
구름 사이를 뚫고 유월 햇살이 자전거 바퀴살처럼 곧게 내리 비칩니다
달려가기 싫어 머뭇대는 강물에는 건물과 건물들이 인상파 그림 같이 아름다운
문양을 만들어 놓고 있습니다
그 위에 잘 못 엎질러진 물감과도 같은 고운 색깔........
그러나 요즘은 마음에 아롱진 것을 안고 있는 것들을 보면 괜시리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아주 멀리 가게 될까봐 돌아오지 못하게 될까봐
앞을 막아서는 붉은 노을을 물리치며 허겁지겁 집으로 돌아오는 저녁입니다
돌배나무 김용민
사진 / 가평 자라섬유원
.
투명하면서도 맑은느낌의 수채화~~
늘 강을따라다니며
아름다움을 카메라에 담는 용민씨의모습이
보기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