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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사대부고 21회 동기회 동아리
블로그21
2014.02.21 17:33

적 멸

조회 수 172 추천 수 0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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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 멸

 

연꽃의 죽음은 말기 암 환자처럼 느리고 무겁다

누렇게 말라비틀어진 꽃잎이 누더기가 되어 마지막 까지 가지 끝에 매달려 있다가

어느 날 아침 물속에 얼굴을 묻고 생을 마친다

머리에서는 죽음을 거부하지만 죽음이 드리우는 모습,

우리 몸 속을 흐르는 생명의 기운도 저러하리라

얼음 살 속 깊이 파고든 해독 할 수 없는 바코드 같은 검은 빗금들

그 것은 한 생명의 한숨이거나 눈물이거나

마디 끊어가며 흐느끼던 어느 날의 슬픈 흔적이다

.............................................

 

미셀 파스투로 라는 사람이 쓴 우리 기억 속의 색이라는 책에 이런 말이 있다

빛깔은 바라보는 인간의 감정과 변덕에 의해서 수시로 바뀐다고.........

빛은 매 순간순간의 다른 이름이며 빛을 그리는 일은 사진의 매 순간이다

사진을 빛으로 그리는 그림이라고 부르는 것 보다 사진은 빛을 그리는 것이라는

말이 더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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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은숙 2014.02.21 22:30
    '어느 날 아침 물속에 얼굴을 묻고 생을 마친다'
    너무 슬픈 표현이네요. 죽은 연꽃은 보려하지 않을 것 같네요

    '빛깔은 바라보는 인간의 감정과 변덕에 의해서 수시로 바뀐다고.........'

    검사 결과를 들으러 병원에 들어갈 때는 주위가 온통 잿빛이었는데
    깨끗하다는 말 듣고 나올 때는
    '아! 하늘이 저렇게 파아랄 수가'
    '저 나무가 단풍이 저렇게 고왔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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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민 2014.02.22 20:20
    지금은 모두 사라져 볼 수없지만

    어릴 때 마당 멍석에 드러누워 바라보던 별빛을 기억 합니다

    그 때 내가 별이라 부르던 것들은 정말 별이었을까요 ?

    유독 인간의 눈에서만 반짝이는 캄캄한 돌덩이에 불과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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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희영 2014.02.22 21:48
    사진은 빛을 그리는 것이라는 말 정말 맘에 듭니다.
    빛을 잘 그릴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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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혜옥 2014.02.25 14:15
    연꽃이
    얘길하고 있네요~ 슬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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