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관 계 " digital 종이에 핀 꼽기
어느새 벌써 또 연말이다
시간이 화살 같이 빠르다기보다 두루마리 화장지 같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 쓸 때는 별로 줄어드는 것 같지 않다가 나중엔 조금만 써도 금새 줄어드는 화장지,
아마 내게 남아있는 시간이 얼마 없어 점점 초조해지기 때문 아닐까
요즘 시계는 거의 초침이 있다
한밤에 재깍거리고 돌아가는 시계 침 소리가 귀에 거슬려 아예 거실에 시계를 없앴다
일 년을 365일로 쪼개고 그 하루를 다시 24개로 나누고 한 시간을 3600으로 나눈 것이 초다
요즘은 과학의 발달로 초를 더 세분화해서 쓴다
마이크로초 (백만분의 일초) 나노초 (10억 분의 일) 더 내려가면 아토초가 있는데 나노초를
다시 10억 개로 나눈 것이라고 한다
하루는 하느님이 만들었지만 시간 단위는 인간이 만들었다는 말이 있다
옛날의 우리 선조들은 시계 없이 잘도 살았다는데....
그 때는 아마 시간도 요즘처럼 빨리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강물처럼 느리게 흐르지 않았을까
해지기 전에 저녁 먹고 해지면 자리에 누워 잠을 자는 그 시절의 삶과 약속 시간에 늦어
시계를 연방 들여다보며 지하철 에스컬레이터를 뛰어 내려가야 하는 우리네 일상을 비교해
보면 어느 삶이 인간에게 더 편리하고 여유로운 것일까
인간이라는 한자의 “간” (間)이란 글자는 다른 명사에 붙어 공간개념을 나타내는 글자다
인간”이 사람 사이의 공간을 가리키는 것처럼 시간의 “간”도 “시” 즉 때의 사유 관념이다
이제 나에게 남아있는 시간이 얼마일지 모르지만 10년 혹은 20년의 시간을 쪼개어 소비
하는 초조한 삶보다 남은 시간을 활용하는 삶이 되었으면 한다
그러면 요즈음처럼 빠르게 지나가는 세월에 좀 더 무덤덤해지지 않을까
이상하게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것같으니
이건 무슨현상일까요?
이제부터라도 초조한 삶보다는
시간을 잘 활용하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마음먹습니다.
용민씨역시 그랬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