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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사대부고 21회 동기회 동아리
블로그21
2013.02.25 01:02

겨울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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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 /digital 80-200

겨울 강

 

터지고 갈라진 틈새로 드러난 속살이 푸르다

정적을 깨며 전철 한 대 공룡처럼 지나고

철컥거리는 진동 소리와

산덩이 같은 먹빛 그림자의 느슨한 흔들림

번들거리는 강위에 듬성듬성 기절해 있던 몸 토막들이

저마다 젖은 얼굴을 닦는다

증오는 굳어질수록 차돌처럼 단단해 지는 것

얼어붙은 강이 이따금 어금니 물고 신음소리를 내는 것은

부서지 않으려 안으려 안으로 제 몸을 끌어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몸부림치면 칠수록 조여드는 내 삶의 밀도처럼

밀려드는 바깥 힘에 혼자서 팽팽히 버티다가

순서 없이 터지고 갈라진다

흰자위를 드러낸 채 가늘게 헐떡거리며 카메라를 바라보는

연푸른 반짝임이 새벽별처럼 슬프다

 

김용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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