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강 /digital
강처럼
강 건너 편은 아직 환한데
이쪽은 벌써 어둠이 내려앉는다
오늘은 어디까지 가볼까
오랫동안 걸어 낯익은 길인데 갈 데가 없다
바람 불면 온 몸을 부딪치며
몸을 뒤집는 강물
그 때마다 시커먼 교각이 꿈틀거리며 나를 철썩인다
부르르 가슴을 울리는 전율에
얼른 휴대폰을 열었다 도로 닫는다
아무나 그리운 겨울 오후
뒤척일 때마다 나타났다가 가뭇없이 사라지는
저 황홀한 빛과 무늬들
나도 모르겠다
왜 아름다운 것들은 내 곁을 쉽게 사라져 버리는지
다만 오늘도 그냥 걸을 뿐
강 처럼
김 용 민
시의 내용과도 잘 어울려 시너지효과를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