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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사대부고 21회 동기회 동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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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156 추천 수 1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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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게 웃으며 인사하는,
잘생긴 청년의 얼굴...
(누구지?)

"할머니! 잘 지내셨어요?"
나를 와락 안는다.

"너...누구니?"
"할머니 손주 상범이쟎아요~!"
(아...그런가...?)

요즘들어
다리 움직이기가 불편하다.
꼭, 누군가가 있어야 화장실에 갈수 있다.

"아즘마! 나 좀...잡아줘요!"
지나가던 여자가 내 팔을 잡는다.
"화장실 가시게요?"

겨우 변기에 앉는다.
친절한 그여자가 고맙다.
인사를 해야겠다.

"아즘마는 뉘셔요?"
"어머니! 이제 며느리 얼굴도 생각 안나세요?"
(며느리?....무슨 말이지?)

입맛이 써서,
당최 먹고 싶은게 없다.
(그래도 무얼 먹어야 살지...)

지나가던 그여자에게 또 말을 건넨다.
"배가 고픈데 뭘 좀 줘요!"
"어머니! 좀전에 점심 드셨는데요!"
(아...언제 먹었지? )

장롱속에 내가 아끼던 보물들이 있다.
그걸 만지고, 보는 시간들이 즐겁다.

모두..
애절하게 그리워도 만나볼수 없던 사람들이 쓰던 물건들이다.

(울 엄니 사진은 누굴 줄까?
애들 아버지가 아끼던 이 넥타이는...누가 또 사용하면 좋을 텐데...
중학교에 들어가자 마자, 세상을 떠난 큰딸의 책가방이 아직도 있다.
참...예쁜 아이였는데, 얼굴도 희고, 키도 크고...
그애가 쓰던 일기장을 펼친다.
키가 너무 커서 놀림을 받은 글이 쓰여있다.
살았으면, 얼마나 멋있었을까...)

오늘은 오랫만에
언제나 그리운 작은딸이 왔다.
(내가 아끼던 이 물건들은 이 아이한테 줘야겠다.)

"너, 이거 가질래?
네 할머니와 네 아버지와 네 언니가 쓰던 건데..."

딸은 단호하게 대답한다.
"그거..다 버리세요!"

따라 들어오던 웬 아즘마가 거든다.
"어머니! 제가 해드린 금목걸이하구 금반지는 어디 두셨어요?"

(이...망...할...년...들...)



* 며칠전, 뵙고 온 울엄마의 모습입니다.
  • ?
    조경현 2012.01.31 14:50
    본문에 안올려져서...테스트
  • ?
    윤경자 2012.01.31 21:28
    경현작가님!
    함박눈에 즐거웠던 오늘,
    정신이 없네요. 은숙이 소식까지...

    우리, 하루 하루를 내리는 눈처럼 가벼웁게 살자꾸나.
    다 버리고, 슬픔, 그리움은 더 버리고...
  • ?
    윤경자 2012.02.02 18:29
    언제나 그리운 작은 딸, 경현아!

    울 엄만 조금도 떨어져서 못 사는 막냉이 나를
    골목길에서 언제나 기다리셨는데,
    허리가 아프셔서 네모난 워커를 끌고 나와 날 기다리셨는데,
    미국 오빠에게 가신 90세까지...

    경현아! 난 매일 네 글을 읽는다.
    자꾸 자꾸 읽는다. 그리고 확~ 코피가 난다. 진짜루...
    뭐? 눈처럼 가볍게 살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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