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긴 장마가 끝나고 우리 진자사모친구들, 16명
장마 쫑파티를 아주 거하게도 했다.
종합운동장을 떠나 1차 집합지, 세미원에 모여
해자의 빵과 인숙의 찐 계란으로 포식을 하고
모두 약속이나 한 듯 그 예쁜 <마데인 Mr. Park 양산>들을 쓰고
세미원을 떼 지어 다녔다.
호수위에 멋진 초록 연잎을 잔뜩 띄우고
작열하는 태양을 향해 그냥 쓱 올라와서는
끝을 분홍으로 살짝 멋을 내고 활짝 피어있는
연꽃들의 당당함이란!
정말 그 티 없이 깨끗하고, 세련되고 기품있는 모습에
예의를 차려 경의를 표하고 싶어졌다니까.
그럼 우린?
그 간의 오랜 비 때문에 참고 참았다가
작정이나 한 듯 내 쏘는 뜨거운 햇볕에 눈도 잘 못 뜨고
몰려 온 무더위에 눌려 땀을 줄줄 흘리고 있는
‘만물의 영장’들이었지...
그래서인지 우린 금세 자리를 옮겼다.
후후 전주관... 우리는 꼭 시장할 때만 식사를 하는 건 아니니까...
푸짐하고 맛있는 더덕구이 정식을 ‘맛있다’를 연발하며 또 포식을 했다.
기숙이가 아주 작정을 했는지 점심도 사주고
순도 99%의 말랑한 쑥떡까지 준비해왔다.
그리고는 주완이가 예쁜 손수건을 하나씩 돌렸다.
재빠른 친구들, 남는 손수건을 하나씩 더 잡고 행복해하는 모습이란!
얘들아, 친구들아! 너네는 점심을 안 사줘도, 선물을 안 줘도,
나보다 더 가져도 그냥 그대로 얼마나 예쁘다구...
그리고 우리는 오늘의 메인 코스, 중미산 휴양림으로 들어갔다.
나무 그늘아래를 걷자니 곧 물소리가 우리를 반겨주었다.
와~ 이제 시원하겠구나... 기대감으로 코스를 따라 올라가는데
휴~ 나무들 하나 하나가 우리와 같은 체온을 가진 게 분명했다.
태양열과 지열과 나무들이 뿜어내는 습한 열기로 인해
이 중미산 휴양림은 대형 초록 찜통이었다.
화숙이가 보온통에 무겁게 가져온 차디찬 막걸리를 마시고
다시 걸어도 땀이 줄줄... 개울을 그냥 지나온 게 후회막심이었다.
서둘러 내려오며 개울을 찾아 발이 시리도록 담그고 있었는데도
다시 걸으니 그대로 찜통이다.
하산 후 주완이가 건네주는 시원한 홍시쥬스가 어쩜 그렇게 맛 있던지...
그리고는 후후... 아무래도 그냥 헤어지기가 아쉬워 또 시원한 막국수 집으로...
다음 달엔 8.15 연휴로 한 주를 미루어 8월 22일에
명옥이네 별장에서 1박을 하며 신나게 놀기로 했다.
벌써 활기찬 웃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함께 하면 아니, 생각만으로도 너무나 즐거운 일급 친구들...
순화, 은식, 은숙, 화숙, 해자, 주완, 희영, 명옥
기숙, 선숙, 선옥, 성희, 현숙, 순정, 그리고
와병중임에도 불구하고 열과 성을 다 해 수고한
인하회장님 모두 모두 감사합니다.
삼세번까지 거부 당하면 인하회장님의 상처가 클까봐
묵묵히 수렴하였는데 집에 와서 생각하니
(후후 머리가 잘 안 돌아가는 나는 모든게 집에 와서야
생각이 나네요) 잘못한것 같아요. 민폐를 끼치네요.
에유~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