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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사대부고 21회 동기회 동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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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억수같이 쏟아지던 장대비는 잠시 멎었지만 잔뜩 웅크리고 있는 먹구름은 심상치 않은  내 마음입니다 
     문득 어느 비오는 날 아침 인적하나 없는 세미원 연못가를 거닐던 일을 생각합니다


      그 때 비이슬 잔뜩 머금고 바라보던 연꽃 송이의 붉은 시선이 눈에 아슴합니다


      대충 카메라 가방을 챙겨 전철에 몸을 실었습니다


      지난겨울에 와보고 오랜만에 다시 찾은 세미원입니다


      넓은 강가에는 다시 또 서붓서붓 비가 내리고 연잎을 두드리는 빗방울 소리 요란 하고


     건들바람에 실려와 이마를 때리는 빗방울이 더 없이 시원합니다


      아직 연꽃이 피기는 이른지 드믄드믄 붉은 연꽃송이들이 아쉬움처럼 올라 옵니다





         우산을 뒤집어 놓은 것처럼 넙적한 연잎에 고여 있는 빗방울들이 수정처럼 빛납니다


         누가 그랬다지요. 영롱한 빗방울이 하늘로 올라가 밤하늘의 별이 된 것이라고...


         생각지도 않았던 것이어서 더욱 귀하게 여겨지는 것들 , 다름 아닌 자연이 스스로


         아우러 놓은 아름답기 그지없는 선물입니다


         유명 관광지가 아니면 어떻습니까 자연이란 이미 이렇게 아름다운 것을요


         아름답지 않고 볼 것 없다는 선입견은 우리 눈을 그저 흘깃흘깃 스쳐버리게 하는 것은


          아닌지요




      가끔은 이렇게 몸도 잊고 마음도 잊은 채 내가 나를 걸어 만나는 나, 하지만
       나는 아직도 본래 나의 모습을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누구나 잃어버린 자신을 찾겠다고 유행어처럼 말하지만 잃어버렸다는 것은 본래 있던
      것을 상실했다는 의미인데 언제 자신의 모습을 본 적이나 있다는 것인지요
      어느새 비는 멎고 고즈넉하여 깊고 깊은 생각을 밟고 걸을 수 있는 연밭 길,
      한참을 이렇게 걷노라면 잘게 부수어진 나의 마음을 연꽃처럼 크고 둥글게 빚어 줍니다
      언제 노을이 물든 저녁 연꽃이 노을처럼 붉게 물든 날 다시 한 번 와야겠다 생각하며
      연밭을 돌아 나옵니다



        가끔은 친구들이 묻습니다


        카메라를 메고 다니며 무엇을 보느냐고 말입니다


        아마 비싼 카메라를 가지고 아름다운 것을 찾아다니는 품새가 호사인 듯싶던 게지요


        친구에게 말합니다
        보는 것도 잊은 듯 듣는 것도 잊은 듯 그냥 걸을 뿐인데 무엇을 보았겠느냐고      

        다만 급하지 않게 다니다보면 어디선가 불쑥 만나지는 인연들
        그 것이 꽃이든 생각이든 사람이든 어떻겠느냐고.........


         김용민 http://blog.paran.com/wildpear



              














 






 






 






 





  • ?
    박정숙 2011.07.01 12:25
    용민씨의 글들이 마음을 적셔줍니다.
    작품사진들이 정말 멋집니다.
    그리고,
    연꽃들은 볼 때마다 신기하고 신비롭습니다.
    어쩌면 물 속에서 저런 아름다운 것들이 올라오는지요?
    보노라면,
    가슴이 뭉클합니다.
  • ?
    윤경자 2011.07.01 18:42
    정말, 너무나 싱그럽군요.
    세상은 이렇게 감당할 수 없을만큼 아름다운 것을...
    이렇게 넘치는 감동을 선사해 준 용민씨, 감사합니다.
  • ?
    김용민 2011.07.01 22:05
    감성이 풍부하신 두분 !
    아무래도 빛그림에 나오셔야 할 것 같습니다만....^^
  • ?
    이경의 2011.07.05 02:35
    모두 좋은 작품이네요.
    제겐 3번째 작품이 짠하게 와 닿습니다.
    웬지 우리들 나이에서만 나오는 아름다움처럼요.
    이곳(RI) 에서 보던 어느 연꽃 image 보다 더욱 신선하고, 날 도전 시켰네요.
    매번 WOW! 하며 감상 하면서 이제야 댓글을 답니다.
    감사합니다.
    P/S 계속 올려주세요:)
  • ?
    이성자 2011.07.05 15:34
    경의 의견에 동감. 난 다섯번째 사진이 제일 맘에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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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민 2011.07.05 18:17
    반갑습니다 두 분 모두 ~~
    댓글들이 힘들었겠습니다 . 멀리서 날아오느라고.....^^
    자주 뵐 수 있었으면 하면서.....
  • ?
    이성자 2011.07.06 00:35
    오는 시월 빛그림 모임에 참석해도 될른지...나도 학창시절 사진반이었다는걸 누가 알아줄까! 같이 활동했던 정경란,설희자, 윤치훈.. 가물 가물 생각날듯하다간 다시 지워지는 얼굴들....
  • ?
    빛그림 2011.07.06 10:59
    환영합니다. 10월에는 특별히 좋은 장소를 물색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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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자 2011.07.07 00:05
    절대로 그러지 마세요. 자연스런 평상시 모임에 조용히 들리겠읍니다
  • ?
    최영해 2011.07.11 23:49
    참 아름답군요. 세상 모든 것에서 아름다움을 재 창조하는 용민씨가 더 커져 보이네요.
    저 사진 액자로 만들어 간직하고 싶은데 멜로 보내줄 수 있는지요?
    또는 그냥 퍼가서 확대 할 수 있는 건지요? 둘째, 다섯째, 여섯째
  • ?
    김용민 2011.07.14 00:45
    무작정 퍼 가시는건 사이즈가 작아서 안될뿐더러 위법입니다 ^^
    멜 주소 주세요
    그리고 이 담에 커피 한 잔 사십시오.
  • ?
    오정희 2011.07.19 09:04
    가슴의 둥당거림을 느끼며 위의 빛그림들을 한참 감상한 후
    친구들의 대화글을 엿보니
    역시 '사람이 꽃 보다 아름답다'고...

    경의의 느낌은 나와 같네.
    함께 그림공부하던 그 숱한 시절이 또 다시 아련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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