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공원 서울숲/ Digital
강물
바람이 밀어낸 여울 꼭대기에 자지러지다가
곤두박질치는 은빛 파편들은
거울 속에서 뜨끔거리며 떠오르다가 왈칵 쏟아지는 내 울음이다
그러니까 눈물은 상처받은 내면을 치유해 가는 자기 고백 같은 것
회한의 진한 눈물 일수록 반짝인다고 했다
별 빛 같은 떨림들이 새파랗게 흔들리다가 이내 일그러지고 만다
강물도 슬플 땐 울음을 운다
울고 있는 것이 강물인지 거꾸로 매달린 고가도로인지
아니면 둘이 함께인지 모르겠지만
강은 참 많은 걸 안고 산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다만 기억 하고 있을 뿐, 기억은 또 다른 기억을 만들고,
그러나 입 꼭 다물고 있어도 알건 이미 다 안다
바람을 위로 삼아 느릿느릿 최선을 다해 달리고 있다고 믿으며 갈뿐,
가끔 강물이 넓게 원을 그리면서 빙빙 도는 것은
아쉬움 때문일 께다
어쩌면 세상 모든 모서리를 지우고 싶은 건지 모른다
가까웠던 것들은 점점 아득해 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