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두 가지 형태의 삶이 있다
울타리 안과 울타리 밖의 삶
나는 지금껏 울타리 안의 삶에 중독되어 사는 사람이다
문득 울타리 바깥에 대한 동경에 이끌려 느닷없이 하루 전에 연락을 하고
카메라 백을 꾸렸다
“ 나 가두 되니? ”
어디로 가는가
산다는 것은 알 수 없음에서 앎으로 가는 긴 여정이다
길을 걷다가 혼자가 될 때마다 여러 번 눈물을 흘린다
우연히 하늘을 보거나 바다를 볼 때마다 콧등이 시큰거려 온다
걷는 것 말고는 아무 것도 할 것이 없는 시간
고민 없는 세상에 섞여 있으면 시간도 천천히 흘러간다
세상은 내 입에서 비명이 터질 때 까지 비튼다
삶이 너무 뒤틀려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마다 나는 카메라를 잡았다
그러므로 나에게 사진은 내가 누구인지를 알기 위한 간절한 욕구 이다
어제의 삶에 대한 돌아 봄
그리고 아직 살아보지 않은 내일을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의문
누구의 삶인들 그렇지 않으랴만
우리의 삶은 늘 가보지 않은 길들에 이끌려 간다
사람은 하늘에도 속하지 않고 땅에도 속하지 않는다
하늘과 땅 사이에 균형을 취하고 있는 그 무엇이다
시름이 많고 생각이 많은 사람의 삶은 무겁다
가볍고 자유롭기 위해서는 자신으로부터 해방 되어야 한다지만
무거워서 자유롭지 못할 때도 있고
자유롭지 못해서 무거울 수밖에 없는 삶도 있다
해가 가려진 바다는 엷은 회색빛이다
가끔씩 들리는 것은 파도가 일으키는 축축한 파도의 파동과
마땅히 갈 곳 없어 건들거리는 바람 소리뿐
살았는지 죽었는지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곳에서 몇 년을 살다가
다시 낯익은 것들이 궁금해질 때쯤 돌아오고 싶다
낯선 곳, 평화로운 곳, 고요한 곳,
달 빛 같은 정적이 내려앉는 그런 곳에서....
김 용 민 http://blog.paran.com/wildpear
박 헤 옥 임재복
[photoessay] 신호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