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행기에 앉아 구름 사이로 보이는 풍경을 내려다보면서 생각한다
온갖 생명체를 품고 있는 지구라는 행성에서 하루하루 숨 쉬고 살아가는 것이
기적이라는 사실이다
해가 뜨고 짐, 계절의 변화, 그리고 , 우주창조 ,신, 사람, 죽음.......
일찍이 "여행이라는 것은 내가 살던 곳에서 벗어나 새로운 미지의 땅을 밟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내 마음 속의 새로운 땅을 밟는 것이다 " 라고 말한 사람이 있다
문명의 혜택을 덜 받고 사는 이국땅을 여행하면서도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것은
수십 년 전에 내가 살 던 시골 마을의 기억들 이었으니.......
서구 문명의 잣대로 야만과 문명을 가르는 것은 오만이라는 생각이다
헐벗고 가난한 지역 사람들의 생활이 결코 미개하고 열등한 문명의 삶이 아니며
다만 내가 살던 세계와 다른 삶을 누리고 사는 사람들이다
많은 사람들은 발전과 개발의 속도를 문명의 최고 가치로 여기며 산다
그러나 우리가 사는 지구를 파국으로 몰아가는 사람들은 이들이 아니라 오히려
현대 문명에 중독되어 사는 사람들이 아닐까
여행을 하며 이국 사람들을 만나보면서 살아간다는 것, 그리고 행복한 삶이 무엇인지
아주 조금씩 보았다
척박한 곳에서 고단한 삶을 꾸리며 사는 사람들의 표정이 뜻밖에도 행복하게 보인다는 것,
최소의 물자로 가난하게 살지만 모든 것은 운명과 섭리로 받아들이며 산다는 것,
오히려 문명 세계의 사람들은 늘 욕망과 불안에 헐떡거리며 살고 있는데.....
시도 때도 없이 울어대던 휴대폰도 없고, 컴퓨터도 없고.......
문명의 도구들을 벗어버리자 몸과 마음이 어느덧 그렇게 적응되어 간다
문명의 도구들은 마치 그 것이 우리 몸의 일부인양 그 것 없이는 살 수 없을 것
같게 만들지만 막상 지니고 있던 것을 내려놓자 비로소 느린 시간의 흐름과 만난다
쉬는 것 말고는 어떤 것도 할 것이 없는 시간............
짧은 시간이지만 이 것이 여행중에 내가 누렸던 최고의 행복한 순간이었던 것 같다
김용민 http://blog.paran.com/wildpe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