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질녁에 찾아간 강가,
개구리 울음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 강둑 아래로 가까이 내려가 보았다
신음 소리 같기도 하고 비명 소리 같기도 하고
얼음이 부서지며 내는 소리.....
엷게 얼어붙은 얼음을 강물의 여울이 달려들며 밀어내는 소리다
얼음덩이들이 부서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언뜻 보기에는 꿈속에서 보았던 추상적이고 몽환적인 느낌이기도 하고
눈물겹도록 화려한 반짝임과 조용히 흘러 바다로 가다가 잠시 머물러 있는 생명의
흐름 같기도 하다
물은 삶과 같다
단 한순간도 같지 않으며 늘 새롭게 보여지나 하나도 새로울 것 없는....
빛 꿈, 우주 , 부서짐 , 덧없음, 찰라 보석, 우연, 생명 .....
얼음 찰영을 하며 느꼈던 단어들이다
물을 보는 일은 즐거운 일이다
오랫동안 카메라로 물을 촬영해 오면서 빛이나 어둠의 이미지가 그러하듯 물은
잠시 지나가는 찰나적 이미지라는 생각이다
자연에서 유일하게 기체 액체 고체의 3가지 형태로 존재 할 수 있는 신비스런
물질이며 때로는 소리를 내기도 하고 흐름이 되기도 한다
노도와 같은 흙탕물로, 때로는 안개로, 얼음으로 , 유리창에 핀 성애꽃으로...
사진은 “무엇을 보는가” 의 문제 보다는 “어떻게 보이는가” 의 문제다
매혹적인 이끌림에 셔터를 누르고 프레임 안에 시간과 공간을 끌어 들이기도 하지만
결국 사진은 보이지 않는 것을 생각하게하고 사실이라고 믿고 있는 것에 의문을
제기해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사진 /한강공원 Digit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