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숙, 인하, 해자, 명숙, 순화, 기숙, 나, 현숙회장님까지
8명의 친구들이 모여 아주 조촐하게 하루를 시작한다.
오늘 우리의 놀이터는 미사리 조정경기장.
공부를 시작할 때 먼저 책상을 말끔히 해 놓는 것처럼
자전거를 타기 전에 우리가 항상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준비운동? 아~니...
맛있는 간식(식사)타임을 갖는 것이다.
아직 이슬이 남아있는 차가운 풀밭에
현숙이가 가져온 신문지를 겹겹이 깔고 앉아 판을 벌린다.
이제 그늘보다는 햇볕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해자의 빵을 비롯해 커피, 과일등을 고루고루, 충분히 먹고...
그리고는 준비운동을 한다.
정말 반듯하기도 하지.
우리는 간식도, 준비운동도 절대 빼 먹은 적이 없다.
그리고는
각자 자전거를 하나씩 타고 출발하는데,
갑자기 한 생각이 떠오른다.
“아~ 알았어. 우리 모임이 왜 이렇게 좋은지를...
우리가 함께 하며 나누는 따스한 행복감과 아울러
홀로 두개의 바퀴에 몸을 싣고 달리는 상쾌함!
바로 이거야."
나무들이 아직 푸르다.
저 푸른 모습에서 찬란한 금빛풍경이 보고 싶어지는 건
아마도...
하양과 파랑이 드넓게 아우러진 저 하늘과
스쳐가는 살랑 바람때문이겠지?
아! 미안도 해라.
얘들아 너네가 푸르다고 뭐라 하는 게 아냐.
우린 기다릴수 있다고... 또 안 변하면 어떠리.
너넨 어떤 모습으로도 우리에게 큰 위로감을 주는데...
대신에 우리는 이 길 저 길을 다니며...
가을을 잘도 찾아냈다.
넓은 코스모스밭도 찾아냈고
은빛으로 반짝이는 갈대(?) 밭도 찾아냈다.
그리고는 화숙이의 지휘로 잠시 합창연습도 했다.
성문 앞 샘물터에~, 이 몸이 새라면, 이 몸이 새라면~
정말 우리의 마음은 가을하늘위로 두둥실 날아다녔다.
이제 점심시간,
목적지는 우리가 여러 번 가 본 ‘강마루 다람쥐’란 소문난 식당인데
오늘도 역시 번호표를 받아 1시간 10분정도를 기다려야 했다.
대기실이 남한강을 면하고 있는 커다란 정원이라
앉아서 얘기하다 보니 시간이 잘도 갔다.
좋은 게 있을 거라는 희망만 있다면
우린 얼마든지 즐겁게 기다릴수 있는거다.
별미인 도토리묵정식이 모두 맛있어서
먼저 간 명숙이와 함께 못하는 게 서운했다.
오늘의 식사는
오래전부터 우리를 대접하고 싶어 하던 해자가 사 주었다.
기숙이도 오랜만에 나왔다고 사고 싶어 했지만 다음을 기약했다.
나눔의 기쁨을 잘 알고 있는 삶의 고수들.
항상 푸짐한 칭찬으로 힘을 실어주는 따뜻한 친구들.
정말...너무 소중해서 마음 속 깊이 담아두고만 싶은 친구들.
오늘...
하늘, 코스모스, 갈대, 두발자전거...
그리고 이런 우리친구들에게 크게 크게 외치고 싶다.
‘사랑해’ 그리고 '고마워'
하늘은 파랗고 바람은 시원하고 오며 가며 만난 작은 들꽃.
진자사모 친구들의 환한 미소.
경자의 글을 읽으면 맑은 가을 소리가 들린다.